나의 일상

나의 일터

수와샘 2023. 5. 7. 23:58

내가 좋아하는 나의 단골손님 레슬리 

 

우리 가게는 원래 365일 영업을 했다. 그런데 암 수술 이후에 5일이나 문을 닫았다. 이제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나보다. 처음에는 옆집 가게 이디오피아 아저씨가 문을 닫을 때마다 무슨 일이라고 전화를 하시더니 이제 다 그런가 한다. 

 

첫해, 우리는 아침 7시에 열어서 밤 10시에 문을 닫았다. 365일 내내 그러니 몸과 마음이 지쳐같다. 그래도 5년 내내 청소 한 번 안한 전주인 아저씨 때문에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남편은 프로젝트를 짜서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을 다 버리고 두번째 바닥 타일을 손수 다시 깔고 물청소를 한 이후, 가게에 얼룩덜룩한 자국들을 지운 후, 페인트 칠을 하얗게 칠했다. 그 이후 도둑이 창문을 깨고 새벽3시에 들어왔던 날, 

다시 머리를 써 아크릴 보드를 짜서 문 앞에 달고 또 다시 그 위에티 안나는 쇠창살을 안쪽에 설치 했다. 그런다음 가게 형광등을 LED Light으로 다 교체 했고, 문쪽에 자동알람을 설치 했으며 12개 있던 보안 카메라를 32개로 늘렸으며, 부엌 쪽에 싱크대를 설치 했으며 후드도 본인이 직접 다 달았다. 

 

남편은 재료공학 엔진니어지만 메뉴얼 읽는것 완전 사랑하고 손으로 뚝딱뚝딱 다 조립하고 고친다. 왠만한 기술은 다 지녀서 큰 돈을 아끼게 됐다. 미국은 모든 노동이 큰 돈이다.  팬데믹 전에는 일하는 사람을 세명두고 주급을 또박 또박 줬는데 한 사람은 하루에 200달러에서 400달러씩 챙겨가 우리 가게 큰피해를 줘서 그냥 우리 매상이 너무 마이너스라  그만 둬 달라고 부탁을 했고, 두번째 일하는 여자는 우리 물건을 자기 물건인 듯 공짜로 나눠 주거나 우리 몰래 외상을 주고 그 돈을 자기 주머니에 챙기고 세번째 사람은 가장 성실했는데 팬데믹 이후 임금인상을 해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그만큼 올려 줄 형편이 없어서 내 보냈다.  

 

그런 다음 예쁜 인도 여자분을  썼는데 정말 일을 참 잘 했다. 너무 예뻐서 오는 손님들마다 그 여자와 사귀고 싶다고 했다. 

당찬 인도 여자는 지금 인디애나 주에서 한달에 5천불씩 받고 집도 받고 차도 받아서 캐쉬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형편이 되지 못해서 보내 줘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오스틴이라는 백인 남자를 쓰고 있는데 착하고 무뚝뚝 하다. 

내 남편과 성격이 비슷하다. 싫어하는 것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다.  한시간에 한국돈으로 2만 2천원 정도 주고 일을 시키고 있다. 

시부모님이 보내주신 과자들, 오스틴 우리 캐쉬어에게도 한봉지씩 나누어 줬더니 완전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은 아침 9시반에 열어서 8시에 문을 닫는다.   팬데믹이 한참이었을 때, 흑인 남자 두명이 내게 오더니 '너 중국인이지, 빨리 너희 나라로 돌아가.' 라고 으름장을 놓은 이후 남편과 나는 8시에 문을 닫기로 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나 싶어서 우리는 가게를 일찍 닫고 늦게 연다. 아침 시간에는 요가 자전거 타기 책읽기를 하고 밤 퇴근을 하고 나서는 남편이랑 얘기하면서 유튜브도 보고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가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팬데믹이 없었다면 나는 매일 파김치가 되서 하루에 4시간 뿐이 못자는 빠듯한 삶을 살았을텐데 암에 걸린 탓에 요즘은 일요일도 문을 닫고  경제적으로는 예전보다 넉넉하지 못하지만 지금은  내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서 행복하다. 

이제 제법 손님들과 친해지고 가게에도 적응 되서  이 가게가 내게 많은 기쁨을 줬던 곳이 됐다. 

날 걱정 해주시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회복해 열심히 일 해야겠다.